텔로미어 길이 연장으로 한층 더 가까워진 장수의 꿈

텔로미어는 ‘세포 노화의 시계’라 불리며 생명 연장의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텔로미어(Telomere: 그리스어로 ‘끝’을 의미하는 ‘텔로스’와 ‘부분’을 의미하는 ‘메로스’의 합성어)란 염색체 말단 부분에 존재하는 유전 물질로 세포 분열을 할 때 DNA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이 텔로미어는 분열할수록 길이가 점점 짧아지면서 점차 DNA를 보호할 수 없게 되는데, 이때부터 세포는 노화하고 결국 사멸하게 된다. 다시 말해 텔로미어가 없어질수록 우리 몸은 노화하는 것이다.

인간의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고 싶다’는 염원은 그동안 장수와 관련된 다양한 과학 기술을 발전시켜왔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의과학계는 2000년대 초 텔로미어의 길이가 세포 노화와 관련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이후 텔로미어의 길이를 짧아지지 않게 하려는 연구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사례가 텔로미어 길이가 짧아지는 것을 막는, 텔로미어 연장 효소인 ‘텔로머라아제’에 대한 연구이다. ‘텔로머라아제’는 주로 암세포에 존재하는데, 바로 이 효소 때문에 암세포가 죽지 않게 된다. 안타까운 사실은 이 효소는 정상적인 세포에는 없다는 것이다. 정상 세포는 분열을 하게 되면 텔로미어 길이가 짧아지고 결국 세포는 노화된다.

그런데 최근, 스페인의 한 연구진이 텔로미어의 길이를 연장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이미 ‘텔로머라아제’를 활성화해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것을 막고 수명을 연장하는 연구를 입증한 바 있다.

이들은 이번 연구에서 유전자의 조작없이 텔로머라아제를 활성화해 다른 생쥐보다 더 긴 텔로미어를 가진 생쥐를 만들어 냈다. 연구진은 이렇게 연장된 텔로미어를 ‘하이퍼 롱 텔로미어 (Hyper-long telomeres)’라고 명명했다.


연구에 따르면, 텔로미어가 길어진 생쥐는 보통의 생쥐보다 더 ‘젊은’ 신진대사 반응을 가지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체내 지방 축적량이 적었고, 나쁜 콜레스테롤이라 불리는 LDL-콜레스테롤의 혈중 양이 적었으며, 간 손상 정도가 적었다. 또한 포도당 민감도가 높아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반응이 좋았으며 암이 덜 생기고 수명 또한 13%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유전자의 변형 없이 수명을 연장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논문의 저자는 노화와 장수 연구 분야에서 유전자를 조작하지 않고도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길을 열게 되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동물 실험의 결과이기 때문에 아직은 인간에게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며 실제로 활용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행인 것은 금연하는 습관, 꾸준한 운동, 건강한 식습관으로도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로서는 건강한 생활 습관을 통해 신체적 젊음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References:
Nature Communications volume 10, Article number: 4723 (2019)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19-12664-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