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구 과잉 활성화, 코로나19의 위중한 증상을 유발할 가능성 제시

세계보건기구 WHO가 코로나19의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하며 많은 의료진과 연구진들이 치료제 개발에 힘쓰고 있다. 매일 새로운 가능성이 밝혀지는 가운데 코로나19의 위중한 증상에 대한 새로운 가설이 제시되었다.

코로나19는 감염 후 병세가 악화되면 호흡곤란, 폐렴 및 광범위한 폐 손상, 짙은 가래, 혈전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을 겪는 환자에게는 인공호흡기를 쓰다가 더 위중해질 경우 에크모*까지 동원하지만 상당수가 결국 생명을 잃는다.

그런데 지난 4월 20일, 미국의 한 공동 연구 팀이 백혈구의 일종인 호중구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이로 인해 코로나19의 증상이 위중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이 이러한 가설을 제시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사람의 신체는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 병원체가 체내에 침입하면 가장 먼저 반응하는 세포인 호중구가 병원체를 집어삼켜 제거한다. 하지만 호중구가 병원체를 대항하기 어려울 땐, 제 몸을 터뜨리며 DNA를 그물처럼 방출해 병원체를 꼼짝 못 하게 한다. 바로 이 때 자폭한 호중구에서 나오는 독소 물질이 병원체를 공격한다. 이 거미줄 구조의 DNA를 ‘호중구세포 외 덫(NETs)’이라고 한다. 2004년에 처음 발견된 NETs는 면역 체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혈전 생성을 촉진하고, 폐와 신장에 손상을 입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호흡곤란 증상이 있는 환자에게서 NETs가 높은 농도로 발견되었다.

연구진이 발견한 중요한 사항은 과도한 NETs의 활성화로 인한 증상들이 코로나19의 위중한 증상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이에 연구진은 NETs가 코로나19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 NETs의 과잉 활성화가 코로나19의 위중한 증상을 유발한다는 것이 입증되면, NETs의 활성화를 막는 치료가 코로나19의 사망률을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NETs와 호중구의 이상으로 발병하는 류마티스 관절염, 통풍 등과 같은 자가면역 질병의 치료법을 코로나 19 감염 환자에게 적용하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이 연구는 미국 콜드스프링하버 연구소, 페인스타인 의학 연구소 등 11개 연구기관이 ‘네트워크(NETwork) 컨소시엄’을 통해 수행한 결과이며, ‘실험의학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에 해당 연구 내용이 실렸다.

*에크모(ECMO): 심장과 폐가 손상돼 제 기능을 할 수 없는 상황일 때 환자의 몸에서 피를 뽑아 이산화탄소를 거르고 산소를 공급한 후 다시 몸으로 되돌려 보내는 장치

References:
BARNES, Betsy J., et al. Targeting potential drivers of COVID-19: Neutrophil extracellular traps. 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 2020, 217.6.